homify 360º : 자연이 머무는 주택, 선린헌(善隣軒)

넓은 마당이 드리워진 이 주택의 외관은 다소 현대적이다. 북쪽에 한강을 둔 경기도 하남시 선동에 자리 잡은 이 주택은 도심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니다. 

그러나 마당을 쭉 따라가 이 주택이 반겨주는 특별한 공간에 발을 들여놓아 보자. 부지 면적 820, 연면적 238 평방미터의 이 층 주택에 근접하는 순간, 도심에서와는 달리 금방 마음이 평온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마당 끝에 다다르면 현관에 이르기 전에 나무 데크를 밟게 된다. 1층을 깊게 절개해 기둥이 받치고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이곳의 천장, 그리고 바닥 일부를 목재로 마감하여 널찍한 공간감이 돋보인다. 

때로는 발코니 아래에 뻗어 있는 테라스처럼, 어느 날은 비를 피할 수 있는 현관의 포치처럼 다양한 느낌을 살려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마당과 직접적으로 닿아 있어 건축물과 자연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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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선 나무 데크는 하얀 조약돌 밭과 바로 연계된다. 마치 물이 고인것 처럼 빛나는 대리석 위에는 검소한 멋이 담긴 하얀 토기가 올려져 있다. 돌, 나무, 잔디가 한눈에 담기는 이곳에 서면 이웃집이 마당 너머로 친근하게 보인다. 

이웃, 나아가 자연과 소통하는 확장된 공간이지만 주택 외관 천장으로 감싸져 있는 탓에 아늑한 사적 영역의 느낌도 지닌 매력적인 공간이다.

현관을 거쳐 실내에 발을 들여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짙고 어두운 나무 바닥, 그리고 벽과 가구에 살짝 가해진 목재 디자인 덕분에 마치 자연 속 나무 향기가 실내 공간에도 베어 있는 듯 쾌적해 보인다. 

부엌의 조명을 포함하여 얼핏 보이는 장식품들에는 자연을 닮은 동양의 멋이 베어 있다. 부엌은 별다른 분리 없이 거실까지 확장되어 소통을 중시하는 이 집의 메시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다실 겸 거실로 사용되는 공간이다. 거실에서도 목제 가구가 역시 쾌적함과 아늑함을 자아낸다. 현관 복도와 이 공간을 구분해주는 가벽이자 수납장 역할을 하는 우측 벽은 건축가가 손수 디자인한 토기로 장식 되었다.

사방의 전면 창 덕분에 거실이 외부의 마당 및 데크 공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화이트 톤의 심플한 인테리어는 이를 더욱 돋보이게한다. 오픈과 확장으로 자연과의 일체감이 돋보이는 소통의 공간이다.

좁지만 안정감 있는 심플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 보자. 나무의 자연스러움이 담겨있는 난간대와 장식 소품이 독특하다.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이며 소통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주를 이루는 일 층과는 달리, 이 층은 철저히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따라서 거주자만을 위한 침실을 이 층에 마련했다. 마당부터 계단까지 자연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던 이 주택에서 오직 거주자만을 위한 사적 공간 또 어떠한 매력이 담겨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다시 현관을 거쳐 주택의 외부로 나와보았다. 입구에서 만났던 나무 데크가 펼쳐진 테라스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이렇게 사방에 구멍이 나 있는 외벽 하나를 더 만나게 된다. 지붕부터 연결되는 이 외벽이 주택의 한쪽 측면을 감싸주어 마당까지 뻗어있다. 

아늑한 느낌을 지닐 수 있으면서, 고개를 들면 하늘이 보이는 곳이다. 빛과 바람을 온전히 나의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이 장소에서 자연과 닿아 있는 소중한 시간을 느껴볼 수 있다.